성공하는 법?

No. 0284
2026.09.04 · 1,286자 · 약 3분

3/4분기. 직장인의 수확철 앞두고 팀 내에 공유한 몇 가지 생각들. 미팅록 이름은 오만하게도 ‘성공하는 법’.

  1. 일단 이기는 자리에 있어야 한다. 내 욕망, 내 노력의 방향, 게임의 룰이 다 정렬되어 있어야 한다. 내가 원하는 걸 열심히 하면 보상으로 돌아오는 판에 있어야 복리가 작동한다. 아니면 열심히 할수록 소진되고, 경쟁에서도 결국 진다. (시간이 갈수록 남아있는 경쟁자들은 복리를 누리는 이들일 것이기 때문에.)

  2. 루틴, 프로젝트, 목표 셋 다 있어야 한다. 루틴은 시간의 형태, 프로젝트는 시간의 주제, 목표는 종착점. 루틴이 없이 프로젝트만 있으면 마음은 바쁜데 생산성이 안 나온다. 프로젝트가 없이 루틴만 있으면 성과도 안 나오고, 목표까지 얼마나 더 가야 하는지 뭘 더 해야 하는지 판단할 수가 없다. 목표가 없으면 루틴이든 프로젝트든 헛수고다. 루틴, 프로젝트, 목표 있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, 없으면 무조건 실패한다.

  3. 멍청한 생각을 안 해야 한다. 그런데 인간인 이상 멍청한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. 이걸 피하기 위해서 자주 쓰는 도구들.

  • 프리모템 : 부검이라는 뜻. 하고 있는 일이 완전히 망했다고 가정해 보자. 왜 망했을까? 답을 생각해 보고, 그걸 지금 바로 고친다. 간단해 보이는데 은근 잘 못한다. ’개망함’을 직면할 수 있는 용기를 내기가 어렵기 때문. 용기를 쉽게 내려면 스스로에게 자주 얘기해 줘야 한다. 나는 우주먼지야. 동료에게도 자주 얘기해 줘야 한다. 망해도 우린 널 사랑해!
  • 커네빈 : ’놓인 자리’라는 뜻. 문제는 저마다 다른 칸에 놓여있다. 문제는 칸별로 그에 맞는 접근 방법이 있다. 흔한 ’칸’은 단순한 문제, 복합적인 문제, 잘 모르겠는 문제, 큰일 난 문제, 무질서한 문제. 단순한 문제는 세상에 답이 이미 있어서 그걸 잘 따라 하면 되는 문제. 바퀴를 재발명하겠다고 고민하면 안 된다. 복합적인 문제. 여러 변수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문제. 이건 전문가한테 맡기거나, 아니면 AI한테 맡긴다. 잘 모르겠는 문제. 이건 해보기 전엔 모른다. 새 프로덕트가 잘 팔릴까? 누가 아나. 빨리 시도해 보고 검증해 봐야 안다. 큰일 난 문제. 단순하든 복잡하든 일단 눈앞에 직면한 문제부터 해결한다. 불이 났으면 불을 꺼야 한다. 무질서한 문제. 앞의 4개 중 어떤 칸인지 알아낼 때까지 더 들여다본다. 이건 기본이고. 커네빈을 조금 더 넓게 해석하면 문제를 해부하기 위해선 맞는 방식으로 데이터 라벨링을 해야 하고, 라벨링을 위한 체계도 여러 개가 있다는 인식도 갖고 있어야 한다. 이항대립으로 생각할 때와 매트릭스 뷰로 생각할 때 결과는 아주 다르게 나온다.
  • MECE 피라미드 : Mutually Exclusive(서로 겹치지 않고)+Collectively Exhaustive(모으면 전부). 명제를 맨 꼭대기에 두고, 그 아래에 MECE 한 근거들로 기둥을 세운다. 서로 겹치지 않고 모으면 전부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부할 수 있으면 꽤 탄탄한 모델.
  • 파레토 : 중요한 소수를 중요하게 대접한다. 변수들 간의 민주주의 방지. 중요한 것만 먼저 고치기에도 시간은 부족하다.

이 외에도 꽤 많은데 하나씩 적다 보니 든 생각.

어쩌면 성공이 행복의 반대가 아닐까? 다이어트가 행복의 반대인 것과 비슷한 느낌으로. 욕망에 쫓겨서 계속 어딘가로 가야 하고, 일상도 목적 지향적인 자기검열과 수행으로 점철되어 있고, 생각까지 촘촘하게. 이 얼마나 피곤한가.

행복은 성공의 대가가 아니라 성공의 초월이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