지극한 마음

시리즈 「장면과 각주」의 1번째 글 / 전 5편
No. 0211
2026.01.25 · 378자 · 약 1분 · 도판 6점
지극한 마음 — 시, 「장면과 각주」 (1/6)

어디에선 욕망이라고 불리던 게 어디에선 소원이라고 불린다.
우리는 무언가를 바라다가 추해질 수도 있고 성스러워질 수도 있는 이상한 존재.

지극한 마음으로 소원성취 발원 올립니다.
보시함에는 그렇게 적혀있었다.

지극한 마음이 뭘까하여 지극하다를 사전에서 찾아보니
더할 수 없이 ‘극진하다’는 뜻이란다.
공을 넘겨받은 극진하다에게도 가보니
‘어떤 대상에 대해서 정성을 다하는 태도’라고.

극은 남극 북극 할 때의 그 극.
진은 소진됐다의 그 진.

더 갈 곳 없이 위태로운 끝까지 가
모조리 쏟아붓겠다는 마음이라기엔
좀 공손한 표정을 한 이들이
돈을 내고 초를 켠다.

파도와 바람과 햇볕은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서가 아니라
지극한 마음이란 것을 구경하느라 절을 찾는다.

각주의 각주
-지극(至極): 이를 지, 다할 극. 더 갈 곳 없는 지점에 도달함. 가장 높은 곳에 위태롭게 꽂혀있는 화살처럼.
-극진(極盡): 다할 극, 다할 진. 그릇을 비우듯, 더 비울 게 없을 때까지, 남김없이 쏟아 부음.


지극한 마음 — 시, 「장면과 각주」 (2/6) 지극한 마음 — 시, 「장면과 각주」 (3/6) 지극한 마음 — 시, 「장면과 각주」 (4/6) 지극한 마음 — 시, 「장면과 각주」 (5/6) 지극한 마음 — 시, 「장면과 각주」 (6/6)