회식에 관한 짧은 이야기
시리즈 「때려치지 않는 사소한 이유」의 12번째 글 / 전 17편No. 0229
2026.02.20 · 280자 · 약 1분 · 1600 × 1600 px
회식을 마친 그는 택시 뒷자리 차창의 냉기로 이마를 식히고 있다. 흐드러진 불빛을 보며 회식이란 게, 모여서 일한다는 게 참 멀미 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. 택시는 이 시간에만 가능한 속도로 올림픽대로를 달린다.
아주 크고 긴 테이블에 소주잔 맥주잔으로 유리성을 쌓아둔 그야말로 전형적인-그래서 이제는 좀 낡아버린-회식. 낮 동안 혼신의 힘을 다해 기계인 척했던 이들이 파할 무렵엔 인간인 티를 내려 애쓴다.
그는 애인의 집으로 가고 있다. 그러는 동시에 기다리고 있다. 그들은 곧 어둠 속에서 맨살을 맞대고 소곤댈 것이다. 우리 참 동물 같다. 그런데 동물 같은 때가 따지고 보면 제일 인간답잖아. 맞아. 동물 같을 때가 인간이길 제일 잘됐다 싶을 때야.
응, 진짜로 그래.